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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오후리

[카노미하] 카노우군과 슈우쨩의 후회/+

중학교 입학때까지만 해도 우린 서로를 이름으로 불렀었지. 


소꿉친구란 건 마음이 편해서 같이 있으면 괜히 안심이 되곤 했어. 

한동안 못만났다가, 중학교 입학식날 오랜만에 널 보고 처음엔 놀랐고 그 다음엔 웃음이 나왔지. 넌 어릴 적 그대로, 겁 많고 눈물도 많았거든.


난 내가 한참 자랐다고 생각했지만...지금 생각하면 나도 그저 오만한 어린애였던 것 같아.

그래, 그랬으니까. 나도 어렸으니까. 그래서...야구부에 입부하고 에이스가 된 널 조금, 미워했어. 


-이 말을 들으면 너는 또 울까? 아닐거라고 생각해. 

그때도 넌 자기혐오로 열 배쯤 고통의 무게를 불려놓고는 혼자서 그걸 다 견뎠으니까. 

너는 정말로 강했으니까. 


입부 후 몇 달이 지나, 팀원들의 미움에 네가 스스로를 죽여가던 때, 내가 보이지 않는 벽으로 널 밀어내기 시작했을 때, 조금은 미안하고 조금은 어색해진 채로 너희 집에 놀러갔던 그 날, 

그 날에서야 난 그걸 깨달았지. 내가 얼마나 오만한 어린애였나 하는 걸 말야.


너희 집에 있던 해골이 그려진 그 이상한 표적을 왜 난 그전까지 신경쓰지 않았을까?


조금 어색해진 우리 사이에 할 말이 줄어들게 되어서 마침내, 그리고 당연하게도 공을 던지러 갔을 때, 그리고 네가 던지는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, 그것도 꽤나 한참을 보다가, 그 작은 공간이 정확하게 공을 받아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, 그리고 나서 네 손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, 널 향하던 미움의 화살은 고스란히 내게 돌아왔어. 


아니, 그 때서야 네가 정말로 미워진 걸까. 나는 부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. 그 사실이 화가 나서 널 모르는 척 하고 싶었던 거야. 내 아래로 보던 꼬마 렌은 사실 나보다 강하고- 능력있는- 녀석이었단 걸, 그리고 소꿉친구인데도 그걸 모를 정도로 오만함이 내 눈에 덮여있었단 걸,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. 순간이지만 그랬어.


그래서 그 날 집에 돌아갈 때 가로등 조명 그늘 뒤에 질투심을 숨기고 그렇게 말했던 거야.


" 안녕. 내일 봐, 미하시."



내게선 처음으로 불린 성에 네 눈은 커졌다가, 내 오른쪽 귀로, 왼쪽 어깨로, 시선을 돌리더니 마침내 발치의 내 그림자를 보고는


" 아, 안녕..슈우..."


점점 기어들어가는 네 목소리는 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 작은 목소리는 내 심장에 그대로 박혀 들어갔고,

그 목소리는 집에 가는 내내 그것이 벽 안의 '슈우쨩' 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라고 속삭였어.



그리고 정말로 다음 날 부터 한동안, 아니 꽤 오랫동안, 우리는 렌과 슈고를 만날 수 없었지.


" 카노우, 군.. "


그 목소리는 렌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어. 

하는 수 없이 렌이 심장에 남긴 그 조그만 가시를 계속 찔러대는 것 밖에는 너를 부를 방법이 없었던 거야.



---

원작에서 어땠나 잘 기억안남 주의,,ㅠ

사실 얘네 입학할 때 성으로 불렀던 것 같아..^.ㅜ


+

카노미하 관계는 진짜 좋은 것 같다...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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